“사장님 잘 되시죠? 요즘 매출 좋아 보이던데요.” 겉으로 보기엔 손님도 많고, 카드 단말기에서 영수증이 쉴 새 없이 나오는 가게. 그런데 정작 사장님은 말합니다. “매출은 올라요. 근데 손에 남는 게 없어요.”
대체 무슨 말일까요? 왜 사장님은 하루 종일 일하고도 돈이 없다고 할까요? 이 글에서는 자영업 사장님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수익 구조와, 겉으로 드러나는 매출과 실제 남는 돈(순이익)의 차이에 대해 현실적인 예시와 함께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매출 = 수익? 절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자를 볼 때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이 바로 ‘매출 = 수익’이라는 공식입니다. 가령 하루 매출이 100만 원이면 “와, 저 가게는 하루에 100만 원씩 버는구나!”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100만 원 매출이 나는 음식점을 예로 들어볼게요. 이 중 식재료 원가가 30~35%로 30~35만 원 정도가 빠집니다. 월세는 200만 원 이상, 직원 인건비는 300만~500만 원, 거기에 부가세·카드 수수료·공과금·배달앱 수수료·포장재 등 각종 고정비용이 계속해서 빠져나갑니다.
그 결과, 하루 100만 원 매출이 나더라도 실제 남는 돈은 10만~15만 원 수준일 수 있어요. 그마저도 사장이 하루 종일 몸으로 일해서 얻는 '노동 대가'에 가까운 수준이죠.
그리고 이것은 ‘평일 기준 매출’ 일뿐, 비 오는 날이나 비수기에는 매출이 반토막 나기 일쑤예요. 이렇게 되면 월말 통장에는 남는 돈이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경우도 생깁니다.
창업 비용보다 운영비가 더 무섭다
많은 초보 자영업자들이 “초기 인테리어 + 집기 + 보증금”만 준비하면 창업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
바로 운영비 지출입니다.
✔ 월세
✔ 인건비
✔ 카드 수수료
✔ 원재료 비용
✔ 공과금
✔ 부가세, 종소세, 4대 보험
✔ 마케팅 비용
✔ 포장·소모품 등
이 모든 비용이 고정비 혹은 매출 연동 지출로 계속 발생하죠.
특히 초기에는 손님도 적고, 고정비는 높기 때문에 적자 운영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 500만 원이 나도
인건비 200만 원, 임대료 100만 원, 식자재 150만 원, 기타 70만 원이면
오히려 마이너스 20만 원인 셈이죠.
“적어도 몇 달은 무조건 손해 본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으면,
1년 안에 자금 바닥나고 폐업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고정비가 계속 오르는데, 가격은 못 올린다
자영업자들이 돈을 못 버는 두 번째 이유는 비용은 매년 오르는데, 가격은 쉽게 못 올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 식자재는 작년보다 15~20% 상승, 인건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년 수십만 원씩 증가, 배달 수수료는 기본 10~15% 이상, 카드 수수료, 부가세, 각종 세금은 고정 부담입니다.
반면 음식 가격은 함부로 못 올립니다. “물가 올랐다고 가격 올리면 손님 안 와요.” 이건 자영업 사장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실질 마진율이 계속 떨어지고, 같은 양의 일, 같은 매출에도 손에 남는 금액은 해마다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그 모든 상황을 사장이 혼자 감당한다는 점에서 더 가혹하죠.
사장이 돈을 못 버는 구조적 이유
자영업 수익 구조는 “고정비 + 불안정한 매출 = 불균형”입니다. 이 구조가 근본적으로 사장님들의 통장에 돈을 남기지 못하게 만들어요.
- 최저임금 상승 → 인건비 부담 폭증
- 임대료 고정비 → 매출 감소해도 줄지 않음
- 비수기·날씨 변수 → 하루 장사 망하면 월 수익 붕괴
- 물가 상승 but 가격 인상 어려움 → 마진 압축
사장님들은 사회보험, 퇴직금, 유급휴가도 보장받지 못하는 비공식 노동자입니다. 아파도 쉴 수 없고, 가족 일 있어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죠.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사장이 번 돈에서 각종 세금과 부가세를 먼저 내고 남은 돈이 ‘실수입’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외형 매출은 있어 보여도, 정작 사장이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매우 적습니다.
본인 인건비? 사장님은 무급입니다
창업 전에 많은 분들이 이렇게 계산합니다.
“한 달에 800만 원 벌면 월세 빼고, 식자재 빼고, 인건비 조금 주고… 그래도 300은 남겠네?”
하지만 이 계산에서 빠진 가장 큰 항목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 인건비입니다.
실제로 사장님은
✔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고
✔ 주 6일 이상 근무하고
✔ 휴무는 거의 없고
✔ 아파도 못 쉽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 월급은 ‘0원’**입니다.
매출이 잘 나올 땐 “나중에 한 번에 챙기자”라고 하고,
매출이 안 나오면 “이번 달은 그냥 넘어가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1년이 지나도 본인 통장에는 단돈 100만 원도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장 = 사무직 + 생산직 + 매장관리 + 마케팅 + 청소 + 회계 총괄인데,
그 모든 일을 하고도 월급이 없다면 정말 비효율적인 삶이 되는 거죠.
“열심히 한다고 되지 않는다”는 걸 1년 차에 깨닫는다
처음엔 누구나 열정으로 시작합니다.
“내 가게니까 더 열심히, 더 친절하게, 더 노력하면 잘 되겠지.”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 상권이 안 맞으면 노력도 헛수고
✔ 경쟁업체 가격이 낮으면 나도 따라야 함
✔ 고객 후기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박하게 달리고
✔ 배달앱, 리뷰 마케팅, 블로그 노출 등 ‘보이지 않는 싸움’은 계속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장님은
**‘내가 부족해서 안 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원래 그렇다’**는 걸 서서히 체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걸 너무 늦게 깨달으면, 자존감과 자금 둘 다 무너지게 돼요.
창업 1년 차에 가장 필요한 건
✔ 무작정 열심히 하기보다,
✔ 데이터를 보고,
✔ 고객 반응을 분석하고,
✔ 돈이 안 되는 구조를 바꾸는 유연함입니다.
“열정만으로 되는 장사는 없다”는 말,
1년 차가 가장 먼저 받아들여야 할 진실입니다.
요약
사장님들이 “돈 없다”라고 말하는 건 단순한 푸념이 아닙니다. 매출과 수익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고, 그 사이를 파고드는 고정비, 인건비, 세금, 불안정한 장사 환경이 사장을 ‘겉으로만 번듯하고 속은 가난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자영업자의 ‘돈 없다’는 말속에 담긴 진짜 구조적인 이유와 현실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매출보다, 사장님의 통장 안 사정을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창업 1년 차는 생존의 시간입니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오히려 돈이 빠르게 사라지는 구조를 이해하고 버티는 게 먼저예요.
본인 인건비, 고정비, 시장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매출은 있었지만 남는 건 없는’ 1년이 되고 말죠.
처음부터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돈을 덜 잃고, 오래 살아남겠다’는 전략적 시선이 필요합니다.
지금 1년 차라면,
다음 달의 수익보다 3개월 후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먼저 계산해 보세요.